
한 상자에 천 원. 벼룩시장 한구석에서 이름 모를 사람들의 오래된 사진을 한 장씩 넘겼어요. 사진을 찍는다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 오후였습니다.
상자 속 풍경
가족사진, 졸업식, 바닷가, 누군가의 결혼식. 뒷면에 날짜가 적힌 사진도 있었고, 한 줄 메모가 붙은 사진도 있었어요. 모두 누군가에게는 오래 간직할 장면이었을 텐데, 지금은 상자 안에서 같은 값으로 팔리고 있었습니다.
고른 기준
- 얼굴이 보이지 않는 풍경 사진
- 가장자리가 닳은 사진
- 뒷면에 글씨가 있는 사진
가져온 것
세 장을 골라 왔습니다.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, 책상 앞에 붙여 두니 사진 속 장소에 가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. 사진은 찍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오래 바라보는 사람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