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VOL.12 가을호 · 여행과 필름

낮게 깔린 구름 아래서 오려 붙인 여행

기차표와 엽서, 필름 한 롤과 골목의 냄새. 다녀온 곳의 조각을 한 장씩 모아 한 권의 콜라주로 엮습니다.

이번 호

오려 붙인 장면 6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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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초록 숲 사이를 지나는 산악 열차

    길 위에서

    느린 산악 열차의 창가 자리

    시속 이십 킬로미터로 달리는 열차에서는 창밖의 풀 한 포기도 이름을 얻습니다. 창가 자리에서 본 다섯 시간을 적었습니다.

    2분이면 넘겨요

  • 해 질 녘 바다 위 절벽에 붙은 불빛 켜진 마을

    길 위에서

    해 질 녘 절벽 마을의 계단

    바다 위로 쌓아 올린 마을에서는 어디를 가든 계단입니다. 해가 지기 전 마지막 한 시간, 층층이 켜지는 불빛을 따라 올랐어요.

    2분이면 넘겨요

  • 라이트테이블 위의 필름을 확대경으로 살피는 손

    필름 노트

    필름 한 롤로 도시 한 바퀴

    서른여섯 장은 생각보다 금방 끝나고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. 한 롤을 하루에 쓰는 규칙과, 현상 뒤에야 알게 된 것들.

    1분이면 넘겨요

  • 겹겹이 포개진 푸른 안개 낀 언덕

    필름 노트

    현상소에서 기다리는 사흘

    맡기고 사흘. 요즘은 보기 드문 기다림이지만 이 사흘이 사진을 다시 좋아하게 만들었습니다. 맡기는 법과 기다리는 법을 적었어요.

    1분이면 넘겨요

  • 풀숲 사이에 서 있는 낡은 전차의 흑백 사진

    필름 노트

    흑백으로 찍으면 보이는 것들

    색을 빼면 빛과 모양이 남습니다. 폐차장 구석의 낡은 전차를 흑백 한 롤로 담으며 배운 눈의 순서를 정리했어요.

    1분이면 넘겨요

  • 끈으로 묶은 낡은 엽서와 우편 봉투 더미

    수집

    엽서를 모으는 가장 느린 방법

    사서 보내지 않고, 받기만 합니다. 열두 장의 엽서가 모이는 데 일 년이 걸렸고 그 사이에 우편함을 여는 일이 달라졌어요.

    1분이면 넘겨요

낮은 구름이 산허리를 감싼 마을 풍경
끈으로 묶은 낡은 엽서와 우편 봉투 더미
풀숲 사이에 서 있는 낡은 전차의 흑백 사진

이번 호 대표 글

구름이 낮게 깔린 마을에서 사흘

해발이 높은 마을은 아침마다 구름 속에서 시작됩니다. 지도에 없는 골목과 젖은 담벼락, 사흘 동안 걸은 길을 오려 붙였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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