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바다 위로 쌓아 올린 마을에서는 어디를 가든 계단입니다. 해가 지기 전 마지막 한 시간, 층층이 켜지는 불빛을 따라 올랐어요. 계단은 모두 이백여든아홉 개[1]였습니다.
오르기 전에
선착장에서 올려다보면 집들이 색연필을 꽂아 놓은 것 같습니다. 주황, 분홍, 연한 노랑. 낮에는 그 색이 서로 부딪치는데, 해가 낮아지면 한 가지 톤으로 모여요.
계단을 오르는 규칙
계단을 오를 때는 숫자를 세지 않기로 했습니다. 대신 한 층마다 뒤를 돌아봤어요. 첫 번째 층에서는 어선이 보이고, 세 번째 층에서는 지붕이, 일곱 번째 층에서는 수평선이 한 줄로 보였습니다. 숨이 찰 때쯤이면 꼭 벤치가 나타났고, 벤치마다 고양이가 먼저 앉아 있었습니다.
불이 켜지는 순서
- 가장 먼저 켜지는 곳: 선착장 근처 식당 간판
- 그다음: 집집마다 창문, 아래에서 위로
- 마지막: 꼭대기 종탑의 노란 조명

계단은 올라가는 사람보다 내려오는 사람이 더 많이 웃어요. 올라갈 때는 숨이 차서 웃을 틈이 없거든요.


해 지기 한 시간 전에 오르세요
불이 켜지는 순서를 보려면 해 지기 한 시간 전에 출발하는 것이 알맞습니다. 계단 난간이 낮으니 내려올 때는 손전등을 챙기세요.
내려가는 길
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풍경이 전혀 달랐습니다. 같은 계단인데 불빛 때문에 모든 게 거꾸로 보였어요. 내려와서 선착장에 서니 올려다본 마을이 조금 전과 다른 곳 같았습니다. 저는 한 장을 더 찍고, 다음 배를 놓쳤습니다.
각주
- 마을 안내판에 적힌 숫자를 따랐습니다. 직접 세어 보면 한두 개 차이가 날 수 있어요. ↩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