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색을 빼면 빛과 모양이 남습니다. 폐차장 구석에 서 있던 낡은 전차를 흑백 필름 한 롤로 담으며 눈의 순서가 바뀌는 걸 느꼈어요.
색이 사라지면 먼저 보이는 것
컬러로 찍을 때는 녹슨 주황색이 먼저 눈에 들어왔는데, 흑백으로 바꾸니 창문 틀의 선과 지붕의 곡선이 먼저 보였습니다. 풀숲의 질감도 훨씬 또렷했어요.
흑백으로 찍을 때 지킨 것
- 빛이 한쪽에서 오는 시간대(오후 세 시쯤)를 고르기
-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차이가 큰 장면을 찾기
- 한 장면을 세 가지 노출로 나눠 찍기

배운 것
흑백은 단순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무엇을 남길지 고르는 일이었습니다. 한 롤을 다 찍고 나니 컬러 필름으로 찍을 때보다 장면을 오래 바라보게 되었어요.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