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야간

비 갠 새벽, 아무도 없는 도로

비가 막 그친 새벽 네 시, 젖은 도로는 하늘보다 환했습니다. 지나가는 차가 한 대도 없었던 오 분 동안의 기록.

1분사진·글 이안

어두운 가로수길 인도에 번지는 불빛
목차
  1. 젖은 아스팔트
  2. 걸으면서 한 생각
  3. 셔터를 누른 순간
  4. 돌아오는 길

비가 막 그친 새벽 네 시, 젖은 도로는 하늘보다 환했습니다. 지나가는 차가 한 대도 없었던 오 분 동안의 기록입니다. 길 위에 남은 것은 가로등 불빛과 내 그림자뿐이었어요.

젖은 아스팔트

비가 그친 직후의 도로는 거울이 됩니다. 신호등의 빨강이 길 위에 길게 늘어지고, 가로수의 그림자가 흔들리는 선이 됩니다.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던 노면의 균열이 반짝였습니다.

걸으면서 한 생각

  • 소리가 없다. 내 발소리가 먼저 들린다
  • 빛이 아래에서 올라온다
  • 아무도 없는 도시는 의외로 크지 않다
비가 갠 뒤 젖은 도로 위에 가로등 불빛이 길게 늘어진 새벽
차선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새벽 네 시의 젖은 길.

셔터를 누른 순간

횡단보도 한가운데 서서 삼각대를 세웠습니다. 신호가 바뀌는 사이 이십 초 동안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. 그 이십 초를 두 번 썼습니다. 한 번은 신호가 빨강일 때, 한 번은 초록일 때.

돌아오는 길

네 번째 가로등을 지날 때 첫 차가 지나갔습니다. 헤드라이트가 길을 훑고 가자 거울이 깨지듯 반사가 사라졌습니다. 새벽은 그렇게 끝났고, 저는 사진 두 장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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