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퇴근 시간이 지난 사거리, 맨홀에서 올라온 하얀 증기가 신호등 불빛을 번지게 했습니다. 걸음을 멈춘 오 분 동안 본 것을 적습니다.
증기가 올라오는 자리
겨울이 가까워지면 도시의 땅속은 지상보다 따뜻해집니다. 맨홀 틈으로 새어 나온 증기가 찬 공기를 만나 하얗게 피어오릅니다. 바람이 없는 날에는 기둥처럼 곧게 올라가고, 바람이 불면 도로 위를 길게 쓸고 갑니다.
불빛과 증기
| 항목 | 값 |
|---|---|
| 조리개 | f/2.0 |
| 셔터 속도 | 1/60초 |
| 감도 | ISO 1600 |
| 노출 보정 | -1.0 |
- 신호등의 빨강은 증기 속에서 붉은 구름이 된다
- 건물의 창문은 푸른 줄무늬가 된다
- 지나가는 차의 헤드라이트가 증기를 가르며 길을 만든다
서 있던 사람들
횡단보도 앞에는 열 명 남짓 서 있었습니다. 누구도 증기를 쳐다보지 않았어요. 저만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고, 신호가 바뀌어도 걷지 않았습니다. 사람들이 지나간 뒤에야 한 장을 찍었습니다.
그날의 한 장
사진에는 사람이 없습니다. 대신 신호가 바뀐 직후 도로가 가장 비어 있는 순간이 담겼어요. 증기만이 천천히 하늘로 올라가고 있습니다.
증기만이 천천히 하늘로 올라가고 있습니다.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