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막차가 지나간 뒤의 플랫폼

열한 시 오십 분, 마지막 열차가 떠난 승강장은 낮보다 넓어 보였습니다. 형광등 소리만 남은 역에서 쓴 노트.

1분사진·글 이안

밤 열차 승강장의 아치 기둥과 철로
목차
  1. 막차가 떠난 뒤
  2. 보이는 것들
  3. 삼십 분

열한 시 오십 분, 마지막 열차가 떠난 승강장은 낮보다 넓어 보였습니다. 형광등 소리만 남은 역에서 쓴 노트입니다.

막차가 떠난 뒤

열차의 후미등이 터널 안으로 사라지자 소리가 한꺼번에 빠져나갔습니다. 남은 건 형광등이 지직거리는 소리와 내 신발이 바닥을 스치는 소리. 안내 방송이 멈추고 나서야 역의 크기를 알았어요.

보이는 것들

  • 아치 기둥이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선 천장
  • 노란 안전선과 그 바깥의 짙은 어둠
  • 벽에 붙은 마지막 열차 시간표
아치형 지붕 아래 불이 켜진 흑백 역사
역사 안쪽의 불빛. 기둥의 간격이 낮보다 더 넓게 느껴진다.

삼십 분

역무원이 한 번 지나가며 고개를 끄덕였을 뿐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. 막차 이후의 역은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 대신 기다림이 남아 있는 곳이었어요. 저는 승강장 끝에서 삼십 분을 서 있다가 첫차 시간을 확인하고 돌아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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