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곡선 천장과 타일. 어디까지가 철로이고 어디부터가 터널인지 알 수 없는 흑백 사진 한 장을 두고 쓴 짧은 메모입니다.
사진 한 장
텅 빈 승강장에서 터널 쪽을 바라보고 찍었습니다. 흑백으로 바꾸니 타일의 줄눈과 천장의 곡선이 한 가지 무늬로 모였어요. 사람은 한 명도 없는데 사람이 막 지나간 듯한 기척이 남아 있습니다.
흑백이 보여 준 것
- 곡선 천장의 반복: 소실점이 하나로 모인다
- 바닥의 반사: 불빛이 길게 늘어진다
- 터널의 어둠: 검은색이 가장 깊은 색이 된다

제목을 붙이지 않은 이유
이 사진에는 제목을 붙이지 않았습니다. 붙이면 보는 방향이 정해질 것 같아서요. 어디서 본 듯하고,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장소로 남겨 두었어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