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흑백으로 남은 지하철 역

곡선 천장과 타일, 어디까지가 철로이고 어디부터가 터널인지 알 수 없는 흑백 사진 한 장을 두고 쓴 짧은 메모.

1분사진·글 서윤

텅 빈 지하철 승강장과 곡선 터널
목차
  1. 사진 한 장
  2. 흑백이 보여 준 것
  3. 제목을 붙이지 않은 이유

곡선 천장과 타일. 어디까지가 철로이고 어디부터가 터널인지 알 수 없는 흑백 사진 한 장을 두고 쓴 짧은 메모입니다.

사진 한 장

텅 빈 승강장에서 터널 쪽을 바라보고 찍었습니다. 흑백으로 바꾸니 타일의 줄눈과 천장의 곡선이 한 가지 무늬로 모였어요. 사람은 한 명도 없는데 사람이 막 지나간 듯한 기척이 남아 있습니다.

흑백이 보여 준 것

  • 곡선 천장의 반복: 소실점이 하나로 모인다
  • 바닥의 반사: 불빛이 길게 늘어진다
  • 터널의 어둠: 검은색이 가장 깊은 색이 된다
밤 열차 승강장의 아치 기둥과 철로
같은 밤의 다른 승강장. 곡선이 하나로 모이는 자리에서 현실의 경계가 흐려진다.

제목을 붙이지 않은 이유

이 사진에는 제목을 붙이지 않았습니다. 붙이면 보는 방향이 정해질 것 같아서요. 어디서 본 듯하고,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장소로 남겨 두었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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