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안개 낀 새벽, 성벽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뒷모습을 만났습니다. 사진 속에서 가장 크게 말하는 건 비어 있는 공간이었어요.
성벽 위의 새벽
해가 뜨기 전 성벽 길은 온통 회색이었습니다. 도시의 불빛은 안개에 번져 윤곽이 사라졌고, 한 사람만이 난간에 기대 서 있었어요. 뒤에서 보이는 어깨가 도시보다 더 또렷했습니다.
화면에 남긴 것
- 아래쪽 삼분의 일: 사람과 난간
- 위쪽 삼분의 이: 안개와 도시의 흔적
- 색: 분홍빛이 섞인 회색 한 가지

비어 있는 것이 하는 말
사진의 절반 이상이 비어 있습니다. 그런데도 보는 사람은 그 안에서 도시의 소리를 상상하게 됩니다. 말하지 않는 부분이 가장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는 걸 이 한 장에서 다시 배웠어요.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