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집에서 걸어서 십 분 거리에 작은 도서관이 있습니다. 가을 내내 일주일에 세 번씩 갔어요. 책을 많이 읽으려던 건 아니었습니다. 집에서는 자꾸 다른 일이 눈에 들어와서, 자리를 옮기는 것만으로 집중이 되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.
창가 자리의 햇빛
열람실 동쪽 창가에는 책상이 네 개뿐입니다. 오전 열 시쯤 햇빛이 책상 모서리부터 들어오기 시작해서, 열한 시가 되면 노트 한 면이 다 환해져요. 그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게 어느새 습관이 되었습니다.
도서관에서 지킨 규칙
- 휴대전화는 가방 맨 아래 칸에 넣기
- 책은 한 번에 두 권만 빌리기
- 돌아가기 전에 오늘 읽은 문장 한 줄 적기

남은 것
책보다 오래 남은 건 사서 선생님의 인사였습니다. 석 주째부터 "오늘은 창가 자리 비었어요" 하고 먼저 알려 주셨어요. 이름을 서로 모르는 채로 나누는 짧은 말이 계절 내내 저를 그 자리로 데려갔습니다.


